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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Anishi kapoor

  아니쉬 카푸어라는 이름 자체를 처음 들어봤다.

애초에 화실에만 틀어박혀 그림만 그리고 대학가서도 미술 공부한답시고 책만 본 탓이다.

물론 잡지나 월간이나 가이드나 프로젝트나 등등 그런 것들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면 충분히

알 수 있었을테지만 그런 지식에 대해 너무 소극적이었다.

지금은 그나마 꾸준히 구독하는 게 몇 개 생겨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확실히 나에게 있어서 전시를 다양하게 접한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집에서 먼 갤러리는 힘들지만서도.

 

 

 

하루 전 핸드폰을 켜고 전시어플을 실행했다.

그리곤 아니쉬카푸어전을 찾았다.

 

 

 

  도슨트가 있는 시간에 찾아갔는데, 딱히 와닿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낯선 어휘들을 구사하지도 않았다.

그분은 관객이 교감하고 상상하길 바랬는데,

그게 카푸어의 의도일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래서 작가와의 대화에 가야한다니까.

 

나는 도록도 도슨트도 큐레이터도 평론가도 작품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정도가 작가 본인만큼은 안된다 생각한다.

물론 그들의 역량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애초에 개인들 각각은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나있는데 그것을 누군가가 대신 설명하고 주석달고 인용하면 이해는 커녕 오해하게 된다.

 

여하간 작품들은 재밌었다.

눈도 아팠다.

 

완만한 접시모양의 '여전히 뒤집혀진'(?)이라는 작품은 작품을 보고있는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여 관객 스스로가 작품이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인 상태로 만든다.

도록에 적혀있듯 '안과 밖, (중략) 이질적이거나 상반된 요소들이 대비를 이루면서도 서로 공존하고 소통하'는 모양새다.

 

 

'동굴' - 도록으로 보기에는 꽤나 위태로워 보이지만 실제로 보고 듣고 나왔을 때는 균형감있고 안정적이었다. 코텐스틸로 만든 이 작품의 무게는 13톤 크기는 551x800x805cm 이다.

동굴은 수치로도 육안으로도 압도적이다.

 

 

'내가 임신했을 때' - 볼록

 

 

'무제' - 자극적이지 않은 무거운 남색톤의 반구 셋이 세면을 각각 향한채로 떠있었다.

색깔자체는 무겁고 깊은 심연에 가까웠지만, 정말 눈이 아팠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정말 눈이 금새 피로해졌다.

 

 

'땅' - 무제와 마찬가지로 눈이 아팠지만, 아주 재밌는 작품이었다. 

처음 볼 때 이것이 바닥 위에 그려진 것인지, 정말 땅을 향해 뚫린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그러나 자세히보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런 분간할 수 없는 상태, 감각으로 인식할 수 없는 착시가 실체에 대한 상상을 하게 한다.

그러다 실체와는 확연히 다른 상상이 진행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 또한 실체에서 갈라져 나온 공존할 수 있는 무엇이다.

그 공존이 가능한 것은 카푸어의 말대로 "텅 빈 어두운 공간이 아니라 어둠으로 가득 찬 공간"이라 설명한 다르게 보는 방식에 있다.

 

 

'나의 붉은 모국' - 도록에는 '거대한 해머가 시계바늘처럼 천천히 한 바퀴를 회전하면서 붉은 왁스 덩어리를 긁고 지나가면 그 궤적을 따라 작품의 형태가 유지된다.'고 적혀있는데 사실 그 망치 모양의 시침은 아무 것도 건드리지 않았다. 이미 오랫동안 회전했기 때문인지 그렇게 설계되어 있고 이렇게 글만 그럴듯이 적어놓은건지 알 수 없었다.

  한편 '순환적인 우주 질서를 압추적으로 보여주는 듯'이라 적었는데 우주 질서는 시간이 흐르고나면 이렇게 아무것도 변형시킬 수 없는 상태로 세월만 세는 시침이라는 것인가?

'탄생의 장'에 어떻게 새로 솟아나거나 무너져내리는 벽하나 없는 것인가.

작품의 규모에 비해 또 자가생성이라는 주제에 비해 작품은 역동성이 없었다.

역동성은 지금도 없을 것이다. '붉은' '고향' 이라는 수식어 모두 작품의 자기부정이다.

 

 

'하늘 거울' - 땅에도 하늘은 있었다.

 

 

'큰 나무와 눈' - 징그러웠다.

 

 

 

 

 

장소 : 삼성미술관 리움

 

 

청소년, 경로우대, 장애인, 국가유공자 5,000원

비(非) 8,000원

Day Pass 14,000원

 

전시설명

한국어 전시 기간 중 매일 오전11시, 오후 1시, 3시

영어 주말(토,일) 오후 2시